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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2


3,40대의 남자들 중에서 이소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굳이 따지자면 추석 특선으로 지겹도록 보여줬던 영화에 나온 성룡 이 더 친근할지도 모르겠지만,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소룡은 남자들의 우상 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인물인것은 틀림없다.무술로 단련된 육체미, 한마디의 우렁찬 기합과 함께 상대를 원샷원킬로 보내버리는 발차기,화려한 쌍절곤 솜씨까지.그런 그가 죽었을때 많은 사람들이 탄식하고,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내 아는 선배도 이소룡이 나온 dvd를 다시 정주행하면서 가끔 그의 눈빛과 목소리를감상하고 , 그가 살아있던 시절의 이야기를 나한테 계속 들려주고는 하니까.책 속에 나온 삼촌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이소룡은 단순한 우상을 넘어,삶의 목표가 되었고, 그가 살아왔던 모든 길을 따라가고 싶었다.그러나 삶은 삼촌의 뜻대로 흘러가주지 않았다.할아버지의 서자로 태어난 그는 어릴때부터 눈칫밥을 먹어가며 살았고,홍길동같이 세상을 뒤집어놓을 만한 능력도 없다.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했다.그는 충무로의 삼류 배우였고, 말도 더듬었고, 사회적으로 어떤 지위나 재산도 제대로이루어낸 것이 없었으며, 사랑 분야에서도 쓰디쓴 독을 삼킬수밖에 없었다.만약에 이게 한국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삼촌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우화, 풍자, 혹은 어떠한 교훈을 담아내려고어설픈 신파극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이 소설 안에서는 그런 메시지는 단 1도 없다.때로는 만화 같은 , 마치 술집에서 아저씨들이 자신의 친구에게한때의 무용담을 자랑하는 것처럼 약간의 우스꽝스러운 과장이 들어가기는 한다.(예를 들면 자기가 이~따시!만한 잉어를 맨손으로 잡는데 , 30분 동안 사투를 벌였다던지 등)그러나 작가는 그저 삼촌의 이야기를 그냥 덤덤하게 써내려갈 뿐이다.물론, 그 이야기가 결코 평범하지는 않다. 고래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주인공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도 평범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거부할수 없는 기고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그중에서도 주인공의 삶은 63빌딩보다 훨씬 높게 올라갔다가 번지점프처럼 훅,떨어지기도 하고, 누가 제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는가? 라는 말도 안되는 대회가 있다면적어도 TOP 2 안에는 들수 있을 정도로 파란만장한 운명을 겪게 된다.어떤 작가가 말하기를, 사람들은 각자 한편의 문학작품이 나올 정도의 삶과 사연을 가지고살아간다지만, 천명관 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몇몇 사람들의 인생에서 제일강렬한 사연들만 뽑은 다음 그것을 압축해서 꽉꽉 낑겨넣은 캐릭터가 주연이 되는 경우가 많은거 같다.이런 식으로 작가 멋대로, 꽤나 자유분방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들이 나와서이야기가 진행되면 배가 산으로 가면서 재미가 없어질수도 있지만,천명관 작가는 그걸 허락하지 않는거 같다.그가 써내려가는 이야기들은 꽤나 몰입도가 높고, 눈을 뗄수가 없게 만든다.책읽는 속도가 느린 내가 이 책을 이틀밤만에 다 읽었으니 뭐...그럼 이런 소설을 쓰게 된 이유는 뭘까? 뭘 말하고 싶은 걸까?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작가의 말도 읽어보기는 했지만, 나는 솔직히 뭐라고 결론지어야 할지 딱히멋있는 말을 찾아내지 못했다.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재밌게 읽으라고 쓴 이야기 같다.소설이나 책을 읽으면서 , 이야기를 들으면서 굳이 꼭 교훈 같은거를 얻어야 하나?할머니가 옛날 옛날에~ 하면서 들려주었던 전래동화는 나쁜놈은 벌받으니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메시지가 담겨있기는 하지만, 5,6살 되는 어린애들이 그런 철학적인 교훈을 한번에 알아들을까?애들이 동화를 듣고 말하는 대답은 재미있다, 재미없다. 딱 이 정도의 대답이다.요즘 태어난 애기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다.그러나, 이것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우리가 보는 소설, 신화,희곡 등의 이야기들은 작가는 이러이러한 메시지를 주려고 이런 이야기를 했구나! 라고 의도적으로 쓰여진 것만있는 것들이 아니다. 단순히 재미있으라고, 이걸 읽는 동안은 잠시나마힘든 것을 잊으며 킬킬대고, 때로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여 울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라고만들어진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이걸 읽는 시간만이라도 잠시 삶의 고단함을 잊고 이 이야기에 빠져보십시요, 라는 것이소설의 목적이라면 이 책은 굉장히 잘 쓰여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는 영화로 나와도 된다고 생각한다. 배경 장소에 충무로도 있으니 ㅎㅎ
천명관이 돌아왔다. 폭발하는 이야기의 힘으로 한국 문단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작품 고래 이후, 그만의 선 굵은 장편 서사를 기다려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존 소설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마술적 리얼리즘’의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한국적 현실의 공간 안에서 인생의 의미를 온몸으로 새겨낸 한 남자의 초상을 그렸다. 이 작품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식 근대화의 압축 성장 가운데서 평범한 개인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굴곡진 삶을 살아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화자인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삼촌의 일대기는 70년대 영웅의 상징 ‘이소룡’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할아버지가 바깥살림을 차려서 낳은 서자로 들어와 어릴 때부터 눈칫밥을 먹으며 성장한 삼촌에게 이소룡은 비루한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 줄 그 무엇이다. 그러나 태생부터 원조나 본류가 될 수 없었던 삼촌의 운명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소룡을 추종했으나 끝내 저 높은 곳에 다다르지 못하고 모방과 아류, 표절과 이미테이션, 짝퉁인생에 머물게 되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이 70년대 산업화, 80년대 군부독재과 민주화혁명, 90년대 본격 자본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유장하게 펼쳐진다. *

당산대형1
당산대형2
용쟁호투1
용쟁호투2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