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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아우성


7명의 작가가 쓴 소설. 정체성이라던가, 존재에 대한 생각이라든가, 고유수용감각 혹은 6 감각이라고 부르는 감각에 대해서 쓴 그런 소설들을 엮은 소설집입니다. 최영희 「미스터 보틀」 이금이 「실족」 김민령 「뷰박스」 진형민 「호주 갈 사람」 최서경 「같은 사람」 최상희 「유나의 유나」 전삼혜 「세컨드 칠드런」 7명의 작가 중 아는 작가는 없다. 이들의 작품도 읽어본 적이 없다. 그 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최영희 작가의 「미스터 보틀」은 마치 로보캅 이야기처럼 읽었다. 로보캅은 원래는 인간 경찰이었는데 사고를 당해서 로봇으로 변한 후 범죄자들을 소탕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보온병도 원래는 인간이었다가 인공지능이 되어 미국산 드론에 장착되어 있다가 테스트 도중에 떨어져 나가 주인공에게 걸린 케이스이다. 그 후에 인공지능은 자신의 아내에게 돌아가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주인공은 이를 도와주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이 소설을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인공지능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SF 장르로 분류할지는 모르겠지만 정체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통 이해는 안 된다.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고 뭘 느낄 수 있을까. 음. 나만 모르는 거 아닌지…. 이금이 작가의 「실족」은 인공지능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이 아닐까. 소년의 지니고 있는 스트레스가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들과의 소통. 그리고 강아지를 찾다가 실족사를 당해 죽는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조기 유학에 대한 폐해에 대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작품도 조금은 이해는 안 된다. 아직까지는. 중간은 건너 뛰어 최상희 작가의 「유나의 유나」는 이 소설집 성격에 가장 잘 맞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다중인격을 가진 소녀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면.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면. 아니면 타인과의 소통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루면서 자신을 이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삼혜 작가의 「세컨드 칠드런」은 마치 세월호 사건을 연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은 꽤 유명해서 나 또한 여러 번 감상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로 작품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7명의 작가의 작품 일곱 개의 작품은 마치 무지개 같이 아름다운 빛깔을 머금고 나에게 비쳐줬다. 청소년 테마 소설이라든가,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든가, 청소년이 쓴 작품 또한 나는 좋아한다. 그들의 작품은 모두는 아니지만 신선한 작품들이 꽤 많았고, 그런 작품들을 실제로 읽었었다. 이제 청소년은 아니지만 그들을 이해하는 데 이 작품들이 생각이 날 것 같다. 책에 이런 말이 있다.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렇습니다. 청소년들에겐 살아갈 시간이 많습니다. 지금은 실수도 하고 실패도 겪으면서 고정된 것이 아닌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는 척하지 마 : 정체성

한 인간이 정체성을 지닌 고유한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정체성은 무엇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문학작품이 우리에게 필요한 까닭이다. 김민령, 이금이, 전삼혜, 진형민, 최상희, 최서경, 최영희의 작품이 실린 존재의 아우성 은 매순간 흔들리기도 솟구치기도 끓어오르기도 의식의 저편으로 숨어 버리기도 하는 우리의 정체성을 향해 손짓한다. 작품마다 변화무쌍한 소설의 시공간 속에서, 지워질 수 없는 한 인간의 이야기가 오히려 선명하고 또렷하게 들려온다.

일곱 명의 작가들은 정체성이라는 공통테마에 머리를 맞대되, 깊은 주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군상을 제시함으로써 청소년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저마다의 돌파구를 냈다. 이들이 마련한 일곱 색채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소외된 존재, 기계화된 존재가 아니라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


「미스터 보틀」 최영희
「실족」 이금이
「뷰 박스」 김민령
「호주 갈 사람?」 진형민
「같은 사람」 최서경
「유나의 유나」 최상희
「세컨드 칠드런」 전삼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