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웅 시인의 네번째 시집.내가 갖고 있는 시집은 2013년 10월 발행된 초판 4쇄본.연작시가 많은 편이고 재밌는 시가 많다. 소문들, 오늘의 운세, 가정요리대백과 같은 연작시들.모두 68편이 수록되어 있다.말장난같기도 하지만 정말 감탄하면서 읽은 시집.시를 읽으면서 피식 웃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시를 쓸수 있을까 또 감탄하고.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이라서 더 좋았을수도 있겠지만.재밌는 시가 많지만 그중에 하나만 적어보자면 [가정요리대백과]라는 연작시 중의 한편인데 각각 숟가락, 그릇, 밥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그 중에 가정요리대백과 - 밥상이라는 시.가정요리대백과ㅡ밥상1너는 누구를 닮아 그 모양이냐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첫째는 발끈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놈의 집구석을 그냥, 확,부드럽게 삶아서 찬물에 행구어 건진 다음 간장, 설탕, 참기름을 넣어서 조물조물 비비고 싶습니다만그건 당면 얘기고요 첫째는 제가 소금물에 데친 시금치라는 걸 압니다 둘째는 아직 뻣뻣해서 당근, 셋째는 너무 어려서 계란지단이죠밥상은 얌전하고 일가는 단란합니다 깨소금으로 마무리되었거든요 그런데 잡채는 금방 쉬는 게 참 문제는 문제예요2첫째도 그렇지만 엄마는 둘째가 더 걱정입니다 아빠를 닮은 게 분명하거든요 이 집 가장은 혼자서만 빛이 납니다60촉은 되겠네요 유전 때문에 아빠는 오이처럼 민숭민숭하다가 미역처럼 풀이 죽었다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사람들은 둘째와 아빠의 머리를 교대로 보면서 한여름 시원한 냉국을 들이킵니다 그놈, 아빠를 꼭 닮았어, 그러면서요둘째가 비뚤어지겠다고 마음먹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거기에도 깨소금은 들어갑니다 냉국도 금방인 게 문제예요3아이더러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제발 묻지 마세요그건 밥상을 엎은 다음의 질문입니다- 56~57페이지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권혁웅이 전작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이후 3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시집. 표제인 「소문들」 연작을 비롯해서 「가정요리대백과」 「야생동물 보호구역」 「드라마」 「멜랑콜리아」 「기록 보관소」 등, 총 68편의 시가 4부에 나뉘어 실린 이 시집에서 적게는 두 편, 많게는 열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시가 40여 편에 달한다.
기호 체계들의 삼투막, 거기서 모든 사태가 비롯된다. 생활 세계와 기호계 사이의 상호 침투, 비동기적 기호 체계들 간의 시적 동기화, 그리고 기호의 베일 사이로 배어나는 멜랑콜리 등이 모두, 막 착상된 의미를 수태한 시적 이미지의 자장 안에서 세계는 발생한다. 권혁웅이 보여주는 독특한 시도는 언어에 입체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어 줄 것이다.
시인의 말
제1부 소문들
군입
소문들 - 짐승
소문들 - 유파(流派)
소문들 - 권법(拳法)
소문들 - 진법(陣法)
소문들 - 전술(戰術)
소문들 - 성좌(星座)
언제 새어 나갔는지 혹은 새어 들어왔는지 도무지 알 수도 없고 알 리도 없으니
소파의 기하학
심장은 통통배처럼
오늘의 운세 1
오늘의 운세 2
집으로 가는 길
사생활의 역사
네거리의 불가지론
가정요리대백과 - 숟가락
가정요리대백과 - 그릇
가정요리대백과 - 밥상
제2부 야생동물 보호구역
적어도 한번은 우리가 만났다 - 야생동물 보호구역 1
첫사랑 - 야생동물 보호구역 2
노인들 - 야생동물 보호구역 3
입맞춤 - 야생동물 보호구역 4
질투 - 야생동물 보호구역 5
나무인간 1
나무인간 2
사춘기 - 야생동물 보호구역 6
마다가스카르가 떠다닌다
밀월(蜜月)
기다림 - 야생동물 보호구역 7
고백 - 야생동물 보호구역 8
버려짐 - 야생동물 보호구역 9
바이칼 - 야생동물 보호구역 10
외전 십이지(外傳 十二支)
제3부 드라마
별사(別辭)
귓속의 알리바이
또 다른 고백
나는 전설이다 - 드라마 1
순수의 시대 - 드라마 2
개와 늑대의 시간 - 드라마 3
예고된 죽음의 기록 - 드라마 4
그의 심장은 목덜미 어디쯤에 있었다
강변 여인숙 1
강변 여인숙 2
에덴의 동쪽 - 드라마 5
분노의 포도 - 드라마 6
소호강호 - 드라마 7
슬픈 일
반죽 이야기
와중(渦中)
우로보로스를 생각함
숙맥(菽麥)
제4부 불멸의 오랑우탄
허기
불멸의 오랑우탄
필멸의 고릴라
독순술 하는 밤
노모 1
노모 2
트렁크처럼 너는 혼자였다
흘수선(吃水線) 앞에서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멜랑콜리아 1
회전문에 두고 온 손가락 하나 - 멜랑콜리아 2
잎은 소수(素數)로도 돋는다 - 멜랑콜리아 3
물로 된 사람 - 멜랑콜리아 4, 고 박찬 시인께
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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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생활 세계와 기호계의 시적 동기화 / 조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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