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참 좋습니다.
제목만 놓고보면 적당히 영화를 소개하는 책일 것 같은데, 막상 읽어보니 참 좋았습니다.
체계가 꽤 튼실하거든요. 소개된 영화들도 흥미거리 중심의 영화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김언하 교수님이 언급하는 인생이라는 영화는 그 자체가 중국현대사의 질곡을 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소감을 밝히자면, 중국 현대사에 대한 두터운 입문서를 읽기보다 이 짧은 글 한편을 읽고 영화를 보는 쪽이 입문에는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또, 단순히 영화만 소개하지 않아요. 이 글의 핵심은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매개로 이면에 있는 중국의 현대사를 살펴보려는 것이거든요.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님의 시선에 보여진 영화는 그 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하나의 틀이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하여 추천하는 영화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즘 참 영화가 많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영화가 빠르게 제작되다 보니 좋은 영화들이 금방 묻혀버리는 경우가 참 많지요. 특히,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홍보문화가 대세가 되면서 좋은 영화들은 더더욱 빠르게 묻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시대에 이 책은 전문가들이 소개해주는 좋은 영화들이라고만 봐도 결코 후회가 없을 책입니다. 물론, 저는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유용하게 읽혔지만요.
12편의 중국 영화를 매개로 12가지 측면에서 현대 중국사회를 바라본 책이다. [인생活着][건국대업建國大業][티벳에서의 7년Seven years in Tibet][첨밀밀甛蜜蜜][플랫폼站臺][책상서랍 속의 동화一個都不能少][북경자전거十七歲的單車][입춘立春][대지진唐山大地震][천하무적天下無賊][동사서독東邪西毒][공자-춘추전국시대孔子]를 통해 중국현대사,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 소수민족, 또 다른 중국, 개혁개방, 교육, 농민공, 호구제도, 인구, 대중문화, 무협문화, 중화사상이라는 측면에서 현대 중국사회를 진단한다. 예를 들면, [인생]은 194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격동의 시기를 배경으로 푸구이(福貴)라는 인물의 가족사를 그린 작품인데, 책은 이 영화를 통해 1940년대의 국공내전(國共內戰), 1950년대의 대약진운동(大躍進運動), 1960년대의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의 시대적 의미를 짚어내고 중국현대사를 설명하는 식이다.
제1부 중국현대사와 중화의 형성
중국현대사-[인생活着]_김언하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건국대업建國大業]_박춘식
소수민족-[티벳에서의 7년Seven Years in Tibet]_곽수경
또 다른 중국-[첨밀밀甛蜜蜜]_김태만
제2부 개혁개방과 현대사회
개혁개방과 사회의 변화-[플랫폼站台]_이시활
교육-[책상서랍 속의 동화一個都不能少]_우강식
농민공-[북경자전거十七歲的單車]_박재형
호구제도-[입춘立春]_곽수경
인구-[대지진唐山大地震]_곽수경
제3부 대중문화와 전통의 소환
대중문화-[천하무적天下無賊]_김효영
무협문화-[동사서독(東邪西毒)]_김명석
중화사상-[공자-춘추전국시대孔子]_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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