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들의 평이 너무 안 좋은데 난 조금은 생각이 다르다.
이 책의 제목이 비록 이긴 하지만 현대, 혹은 근래에 나오는 공포소설들을 생각하면 안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한다거나 가슴을 콩닥거리게 한다거나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은 읽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의 단편 소설들은 기본적으로 "고전적인""고딕풍의" 공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활동했던 시기를 봐도 보통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반이다. 지금의 감수성과 많이 다른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의미를 갖는 것은, 요즘 넘쳐나는 공포물과 추리소설, 스릴러의 원형이 이 책에 실려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부터 비롯된 점이다. 난 개인적으로 에드가 앨런 포와 모파상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모파상의 같은 작품을 읽을 땐 머리털이 쭈삣 서는 듯한 공포감을 느꼈으며 모파상이 말년에 정신병원 바닥을 기어다니다가 죽었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정신병적이고 광적이어서 너무 놀랐다.
큰 기대를 하지 말고 옛날이야기를 읽는다 생각하면, 또 이 소설들이 나왔던 시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무리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살인마가 등장하고 치밀한 논리나 스릴로 내용을 이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두침침한 방에서 고뇌하다가 잠들었을 때 꾸는 악몽같은 느낌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인상깊은구절]글쎄... 워낙 소설이 많다보니 한 군데를 딱 집기가 애매하다.
에드거 앨런 포, 러브크래프트, 브램 스토커, 이디스 워튼, 기 드 모파상 등 14명의 공포 문학 대가들의 숨은 작품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고딕 소설에서 초자연적 공포를 다룬 작품까지, 문학사의 주변부에서 때로는 중심에서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해온 공포 소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들의 친숙하지 않은 공포 소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에드거 앨런 포는「숨막힘」에서 살아 있지도 죽지도 않은 존재를, 모파상은「오를라」에서 불길한 전조, 환각, 광기를 잘 그려내고 있다. 이 밖에도 드라큘라Dracula 등으로 잘 알려진 브램 스토커, 기이한 이야기를 쓰다가 자신도 기이하게 실종된 앨저넌 블랙우드,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공포 문학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으며 후대에 끼친 영향력 면에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러브크래프트 등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폭력적이고 선혈이 낭자하는 최근의 공포물에 질린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등골이 오싹한 은근한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숨막힘 - 에드거 앨런 포
헌 옷 - 앨저넌 블랙우드
악마의 뇌 - 아서 메이첸
호각 소리 - 몬터규 로즈 제임스
오를라 - 기 드 모파상
옐로 사인 - 로버트 윌리엄 체임버스
사냥개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하녀를 부르는 벨소리 - 이디스 워튼
살인에 대한 삼인의 독백 - 앰브로즈 비어스
쥐의 매장 - 브램 스토커
원숭이의 발 -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
한밤의 목소리 - 윌리엄 호프 호지슨
쐐기벌레 - 에드워드 프레더릭 벤슨
스레드니 바쉬타르 - 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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